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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책 속의 문장들

[명견만리 : 공존의 시대 편] 모두가 안녕한 사회를 꿈꾸다

by 정치! 2020.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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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를 때마다 잔뜩 꽂혀있던 책이 바로 '명견만리'였다. 이 책은 KBS 다큐멘터리 <명견만리> 제작팀이 지은 책으로 명견만리, 명견만리: 미래의 기회 편, 명견만리: 새로운 사회 편, 명견만리: 공존의 시대 편 4권이 출간되어 있다. 그 중 명견만리: 공존의 시대 편은 나의 관심사와 가장 일치하기도 하고, 가장 최근에 발간된 책이기에 구매해 읽어봤다.

 

이 책은 불평등, 병리, 금융, 지역이라는 4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가 안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아래의 문장들이 마음에 든다면 일독을 권한다.

 

1부 불평등 Inequality

영국의 공익재단 '이퀄리티 트러스트'의 이사 리처드 윌킨슨은 불평등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불평등은 사회적 관계에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선택된 소수만이 돈을 버는 경제적 불평등은 결국 공동체를 빠르게 분열시킵니다. 많은 연구들은 불평등이 심해질수록 믿음이 없어지고, 지위경쟁이 일어나며, 이기적인 행동방식이 만연하고, 이타적인 분위기가 사라진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28P)

 

핀란드는 범칙금도 소득수준에 비례해 부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모두 똑같은 범칙금을 낸다면 고소득자에게는 처벌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하루 수입을 기준으로 벌금을 매기는 일수벌금제는 1921년부터 생겨난 사회적 합의이자 규칙이다. 경찰차 안에 있는 컴퓨터로 국세청에서 최신 과세 정보를 받아 소득수준에 따라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29P)

 

공평함’은 모든 사람이 재화를 똑같이 나누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만큼 재화를 받음으로써 같은 조건에 서는 것이다 (36P)

 

 

평등과 형평

 

 

우리 사회의 가용자원을 국민의 인생주기에서 최대한 이른 시점에 투입하는 것이다. 2018년 사립유치원 사태에서도 드러났지만,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이미 유아기 때부터 시작되고 성인이 될수록 더욱 고착화된다. 따라서 이 단계에 가능한 한 많은 자원을 투입한다면 출발 시점에서의 격차를 줄여볼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미국 시카고대 제임스 헤크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유아기가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 수익률이 가장 높은 단계라고 한다. 즉 저소득층 대학생에 대한 등록금 지원이 투자한 만큼 일대일의 효과를 낸다면, 초중등 단계에서는 1대 3, 유아 단계에서는 1대 8의 효과를 낸다고 한다. 헤크먼 교수는 "저소득층 유아에게 집중 투자한다면 이들의 소득이 늘어남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빈곤율 감소 측면에서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한다. (40P)

 

부럽기만 한 유럽의 청년 지원 정책의 배경에는 그들만의 교육 철학이 있다. 네덜란드 교육문화과학부 마리에드 부세마커 장관은 "정부에서 학생 한 명당 연간 6,000유로(720만 원)를 투자합니다. 전체적인 시스템은 국가재정으로 이루어져요. 왜 이렇게까지 투자하느냐고요? 단지 청년을 노동시장에 공급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에요. 청년이 고등교육을 받음으로써 갖게 되는 책임감과 시민의식이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또한 청년들의 가정환경이 어떻든 관계없이 최상의 조건에서 그들의 재능을 키우는 것이 사회 발전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60P)

 

유럽에서는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일자리의 임금이나 복지에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대학에 반드시 진학할 필요가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61P)

 

IMF 아시아 지역 최고책임자이자 한국을 담당하고 있는 칼파나 코차르 국장은 경제성장을 위해 불평등을 감수해야 한다던 과거의 시각이 틀렸다고 인정했다. "많은 국가들이 경제성장만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높은 경제 성장률이 소득, 일자리, 소비와 투자 증가로 이어지는 낙수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결과, 낙수효과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불평등이 심한 국가에서는 높은 경제성장이 어렵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소득 불평등이 가난한 살마들과 부자들 사이의 사회 응집력을 악화시키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불평등한 국가에서는 미래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기술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불평등은 현재의 GDP 뿐 아니라 미래의 GDP에까지 영향을 끼칩니다" (86P)

 

 

국제통화기금(IMF) 한국 미션단장인 칼파나 코차르(Kalpana Kochhar) 아시아태평양국 부국장

 

소비절벽, 경기침체, 저출산과 고령화, 일본이 지난 20년간 이 삼중고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갖은 시행착오를 경험한 끝에 얻은 깨달음은 노동자들의 지갑을 채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소득이 높아져야 소비와 투자가 늘어 경제의 선순환이 일어나는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일자리의 질을 높여야 한다. 이것이 아베 총리가 재정적 부담에도 동일노동 동일임금 정책을 강력히 밀어붙인 이유다.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중산층을 살리는 것이 일본 경제를 구해내는 길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89P)

 

과거 산업화 시대, 대한민국의 모토는 '성장 제일주의'였다. 우선 경제부터 성장해야 한다는 기조 아래 그 밖의 모든 것들은 유보됐다. 인권도 노동권도 공정성도 환경도 생태도 모두 나중이라는 말로 밀쳐졌다. 반면 기업에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각종 혜택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은행에서 어마어마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국가가 알선하고, 기업의 비리를 알면서도 눈감아주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렇게 정부 주도의 산업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기업 총수 및 그 가족에 의해 폐쇄적으로 지배되는 기업 집단이 생겨났다. 바로, 거대한 규모와 족벌 경영을 특징으로 하는 한국 특유의 기업 집단으로 영어사전에도 등재된 '재벌(chaebol)'이다. 2000년에만 해도 100대 기업 CEO 중 60퍼센트 이상이 창업자였지만, 2015년에는 70퍼센트 이상이 상속자다. 창업자 시대에서 상속자 시대로 이전하면서 재벌기업들의 오너 경영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105P)

 

 

위키피디아에 Chaebol로 등재되기까지 한 가족, 일가 친척으로 구성된 현대 대한민국의 특이한 기업 집단

 

 

더욱 심각한 것은 자본을 독식한 재벌기업이 사회시스템마저 장악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장악한 시스템을 다시 자본을 느릴는 데 동원하면서 가면 갈수록 부가 재벌에게 편중되고, 중소기업과 골목시장의 상권마저 수중에 넣은 그들의 성은 나날이 견고해지고 있다. (106P)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정한 규칙(제도)과 힘의 균형이다 (110P)

 

공정한 규칙(제도)과 힘의 균형을 일상화시키기 위해 정치개혁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이제 시민의 힘이 중요하다. 이스라엘 재벌개혁에서 볼 수 있듯이 시스템의 변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텐트시위로 얻은 원동력으로 총선에서 재벌개혁에 찬성하는 사람들을 의회로 보냈고, 이들은 민의를 등에 업고 재벌개혁을 위한 법안들을 마련해 지금까지도 충실히 재벌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도 국회에서 논의되는 선거제도 개혁이 또다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지 않도록 지난 촛불광장에서 발휘된 시민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내 삶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나 대신 말해줄 진정한 '대의제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개입하고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어느 한 쪽 편을 드는 것이 아닌, 모두의 목소리를 듣고 그 가운데서 답을 찾아 나가는 사회, 기울어진 운동장이 복원되고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사회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120 -121P)

 

 

이스라엘이 강력한 재벌개혁 정책을 시행하게 된 동력은 이스라엘 국민에게서 나왔다. 정부주도의 재벌개혁 준비가 진행 중이던 2011년 7월, 이스라엘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시위가 발생했다.

 

 

학자들에 따르면, 서구사회는 산업사회 진입 이후 거의 400여 년간 시민혁명과 민주화를 거치면서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키웠고 제도적으로 사회 구성원들과 평등한 관계를 정립하는데 힘을 모았다고 한다. 우월한 지위에 있는 갑이 횡포를 부릴 수 없도록 을의 단결권을 보장하여 을의 대항력을 강화시켰다. 신장된 을의 대항력은 사회협약과 같은 제도적 장치들을 낳았꼬, 이런 제도적 장치들은 사회 구성 세력들 간의 불평등 관계를 없애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1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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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계속적으로 수정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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