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를 때마다 잔뜩 꽂혀있던 책이 바로 '명견만리'였다. 이 책은 KBS 다큐멘터리 <명견만리> 제작팀이 지은 책으로 명견만리, 명견만리: 미래의 기회 편, 명견만리: 새로운 사회 편, 명견만리: 공존의 시대 편 4권이 출간되어 있다. 그 중 명견만리: 공존의 시대 편은 나의 관심사와 가장 일치하기도 하고, 가장 최근에 발간된 책이기에 구매해 읽어봤다.
이 책은 불평등, 병리, 금융, 지역이라는 4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가 안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아래의 문장들이 마음에 든다면 일독을 권한다.
2부 병리 Psychopathy
개인의 실패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여건을 사회가 만들어 내는 것은 이처럼 아주 중요하다. 반면에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는 개인이라도 노력의 결과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사회에서 살아간다면 얼마든지 무기력하게 주저 앉을 수 있다. (136P)
즐거운 감정, 행복한 감정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공유하잖아요. 그것처럼 우울한 감정도 어디가서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괴로워하거나 죽는 사람들이 많이 사라지지 않을까요 (147P)
2018년 1월, 영국 총리 테레사 메이는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 장관’을 임명했다. 외로움을 사회적 질병으로 보고 국가가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그동안 외로움은 개인의 감정 문제로만 치부되었으나, 이제 공동체가 함께 나서서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158P)
특히 중장년층은 은퇴, 이혼 또는 건강상의 문제로 삶의 변화를 경험하기도 한다. 퇴직할 때가 되면 직장 내 인간관계를, 직업적인 정체성을 잃게 된다. 이때는 자녀들이 독립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사회적인 소외, 우울증을 겪기 쉽다. 이렇게 하나둘 사회적 연결망이 끊기다 보면 결국 개인은 고립되고, 사회적으로는 고독사가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167P)
아무리 힘든 상황이더라도 누군가 자신을 인정해주고 지지해준다면 살아갈 힘을 찾을 수 있다. 반대로 엄청난 부가 있어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영국과 핀란드에서 왜 이토록 외로움이 관심을 끌고 있는지를 취재하면서 이 진리를 다시금 깨달았다. 경제가 아무리 발전하고 생활이 편리해져도 채울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내가 공동체의 일원이고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행복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보다 먼저 자본주의 고도화를 겪은 유럽 사람들은 이제 사람과의 관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반면에 우리 사회는 아직도 효율과 경쟁 일변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하고 인간적인 곳이 되려면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사랑을 나누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성찰해야 한다. (183P)
4부 지역 Region
아파트에는 아궁이 대신 입식 부엌, 재래식 화장실 대신 수세식 화장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보통의 동네에는 없던 공원과 놀이터, 주차장, 경비실, 복지관, 쓰레기장도 함께 들어섰다. 아파트 단지는 그 자체로 누구나 부러워하는 '새 동네'였다. 결국 정부는 국민들에게 집만이 아니라 깨끗하고 안락한 동네까지 '구매'하게 했던 것이다. '새 동네' 만드는 일을 맡은 대형 건설사들은 공사뿐 아니라 설계와 분양까지, 노다지를 떠안게 되는 셈이니 정부의 정책을 두 손 들어 반겼다. 많은 학자가 우리나라 아파트 단지를 ‘건설사와 정부의 이해가 만든 합작품’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국가가 공공예산으로 마련해야 할 부분을 시민이 직접 구매하도록 떠넘겼다는 것이었다. (255P)
뉴욕은 건물 1층에 입주한 가게 가운데 두 공 이상은 내부가 들여다 보이는 투명한 구조여야 한다는 제한을 일부 구역에 두고 있다. 개인 소유의 건축물도 다른 사람과 함께 쓰는 열린 공간이며, 어떤 길을 걷고 어떤 건출물을 경험하느냐에 따라 시민들의 삶이 달라지기에모든 건축물에는 사회적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이 그 이유다. (267P)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다. 시골 뿐 아니라 지방의 대도시까지도 양질의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청년들은 생계를 위해 수도권으로 모일 수 밖에 없다. (290P)
독일 헤센주의 재무장관인 마르틴 보름스는 살기 좋은 지방을 만들기 위해서는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력이 동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독일은 연방주의 특징이 뚜렷한 국가입니다. 16개 주 정부가 독립적인 자치권을 보장받고 있죠. 독일은 나치주의 아래 모든 국가의 권력이 한곳에 집중되어 있었던 끔찍한 과거로부터 얻은 교훈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두 번 다시 국가의 권력을 한곳에 집중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에요. 국가의 권력은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2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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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계속적으로 수정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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