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인식론의 독자성과 필요성
1) 인식론과 심리학
심리학에 대하여
심리학은 인간의 행동을 인과관계에 따르는 법칙으로 규정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명료하고 필연적이여야 한다. 영혼, 전생과 같이 인과관계를 과학적으로 해석할 수 없는 분야는 심리학에서 배제되고 있다.
심리학이 처음 등장하였을 때 데카르트를 비롯한 다수의 철학자들이 반기를 들었다. 대표적으로 데카르트는 자연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가 다름을 주장하였다(이원론). 하지만 모든 철학자가 심리학에 반기를 든 것은 아니었다. 후설은 심리학적인 방법을 통해 철학을 하였고 후에 한계를 느끼고 심리학에 뒤돌아 서기도 하였다.
초기심리학은 '마음'을 일종의 자연현상으로 보며 내면적인 것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다(행동심리학). 하지만 이에 대한 반성의 결과로 60년대 이후에 인본주의 심리학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이후 심리학의 포커스가 양적 문제에서 질적인 문제로 옮겨졌으며 다시금 철학으로 회귀하고 있다.
인식론과 심리학은 인간의 마음과 심적 활동에 관한 학(學)이라는 점에서 유사성을 보인다.
하지만 심리학은 경험과학으로서 사실에 관한 학인데 비해, 인식론은 인식의 가능근거를 따지는 학으로서 선험적, 초월론적인 측면이 있다.
인식론은 하나의 사실로서의 주관적 인식작용과는 구별되는 보편적 진리로서의 지식을 다루면서 양자의 상관성을 탐구하나, 심리학은 단지 인식작용에만 초점을 두고 그것도 이의 인과적 관계만 고찰할 뿐, 인식작용과 이를 초월하는 지식과의 상관적 관계를 고려치 않는다.
인식론은 현재 존재하는 지식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적 지식을 고려해 참된 지식, 진리의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에 우리의 인식이 따라야 함을 주장하는 규범적인 학이라는 점에서, 사실을 설명하는 설명과학인 심리학과 차이를 갖는다.
예 : 흰색의 인식과 편안한 감정과의 상관관계 분석
심리학은 사실(fact)의 작용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연주의적 인식론이라고도 불리기도 하며, 경험과학적 법칙을 찾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심리학에서는 흰색을 보면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경험을 중시 함
하지만, 인식론은 경험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fact)을 중시하지 않는다. 진리, 이념 등의 '목적'을 추구하는 심리작용, 행동을 파악한 후 내면과 자아를 정립하는게 목적이다. 따라서 선험적인 성격을 가진다. 심리학과 달리, 인식론에서는 흰색의 이념적 세계(순수)를 추구하기 때문에 흰색을 보면 편안함을 느낀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인식론과 심리학의 목적
심리학은 보편적 작용만을 설명하려고 하고, 그 외에는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철학은 참된 인식을 위한 윤리적 당위성, 방향성을 제공한다.
2) 인식론과 논리학
- 인식론과 논리학은 우리 사고의 규범에 관한 학이라는 점에서 유사성을 보인다.
- 논리학은 사고의 형식에 대한 학으로서 사고의 법칙성만이 중요하고 사고의 내용이 현실과 일치하는 지는 도외시 하나, 인식론은 사고 작용 뿐만 아니라 사고의 내용까지 고려, 사고의 내용이 실제와 부합하는 지를 따진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인식론에서 다루는 진리이론은 바로 이에 근거함).
- 논리학은 사고의 과정만을 중시하여 자아와 내면을 무시하며, 법칙성만을 중시하기 때문에 현실과의 불일치가 나타난다. 이에 반에 인식론은 현실에 적용되는지를 고려한다.
3) 인식론과 과학철학
- 인식론과 과학철학은 학적 지식의 정당성 및 성립 근거를 따진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보인다.
- 인식론은 회의주의의 문제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지식의 존재를 처음부터 전제하고 (지식이 성립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출발하는 과학 철학과 그 외연이 다르다.
*칼 포퍼 : 과학 이론은 반증 가능성을 가진 가설의 집합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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