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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미디어 속 문장들

[블레이드러너2049] 명장면 명대사로 정리하고 해석까지 ; 인간은 태어나는가 자라나는가

by 정치! 2020.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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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2049] 명장면 명대사로 정리하고 해석까지

; 인간은 태어나는가 자라나는가



이 글의 순서

 

들어가며

발단 : 당신은 기적을 보지 못해서 그래

전개 : 진짜 기억은 감정으로 떠올리는 거야

절정 : 인간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케이

하강 : 옳은 일을 위해 목숨 거는 것이 가장 인간

대단원 : 레플리컨트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죽는 조

나가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정치! 입니다.

여러분 혹시 영어 원서의 소설을 읽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대학교 재학 당시 캐나다 출신의 원어민이 진행하는 영어 수업에서 원서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그 책이 1982년에 개봉했던 유명 SF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 소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목부터 참 어려웠던 소설로 기억이 남는데요. 하지만 꽤나 인상 깊고 철학적이었던 책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였는지, 그 당시에 이 책을 각색해서 만든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봤었고, 이후 ‘블레이드 러너 2049’도 봤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특유의 묵직한 분위기로 처음 봤을 때는 꽤나 어렵고 지루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최근 왓챠를 뒤지던 중,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발견했고 이내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봤을 때보다 주는 울림이 컸습니다. 이건 지난 포스팅에서 다뤘던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다시 봤을 때의 경험과 상당히 유사했습니다.

 


 

그럼 블레이드 러너 2049의 명장면 명대사를 통해, 영화 내용을 정리해보고 해당 영화에 대한 제 생각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시작하시죠!

 


발단 : 너는 기적을 보지 못해서 그래

 

 



명장면 명대사

 

케이는 전투용 레플리컨트인 새퍼를 몸으로 제압했고, 새퍼는 동족을 죽이는 느낌이 어떻냐고 묻습니다. 이에 맞서 케이는 자신은 도망치지 않는 넥서스 9이며, 8과는 다르다며 응수를 둡니다. 새퍼는 케이에게 너는 기적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인간의 뒤나 닦는다고 질타하며 죽어갑니다. 임무를 마친 케이, 새퍼의 집 근처 고목 아래에 놓인 꽃을 발견하고는, 뭔가 수상함을 느낍니다.

 

 

감상

 

이 영화에서 새퍼가 언급한 기적이란 레플리컨트의 출산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이 장면은 제게 이렇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자신의 가능성을 직시하지 못하고, 나는 여기까지야 좌절하며 누군가의 뒤만을 따르고 있지는 않나요? 당신의 잠재능력이 무한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주체성은 날개를 달 것입니다.

 


전개 : 레플리컨트의 가능성, 그리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갈등하는 케이

 

 

명장면 명대사

 

케이는 자신의 기억 속 장소와 폐건물의 구조가 같다는 것을 알아채고 기억을 더듬어 목각인형을 잿더미 속에서 꺼냅니다. 이를 찾아낸 직후 케이는 여기로 보내졌던 아이가 자신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됩니다. 조이는 케이가 특별하게 "태어난 레플리컨트"라며 (일련번호를 대신하는) "조"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감상

 

이 장면은 제가 숨도 쉬지 못하고 긴장하며 봤던 장면입니다. 출생의 비밀은 갈등을 최고조로 달하게 하는 주요 소재로 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진부하기 짝이 없는 설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조마조마했던 것은 왜일까요. 일련번호가 아닌 “조”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조이”는 참 따뜻하기만 합니다. 김춘수의 시 “꽃”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절정 : 진짜 기억은 감정으로 떠올린다

 

 

명장면 명대사

 

케이는 자신을 포함한 레플리컨트들에게 심어지는 기억들을 만들어, 월레스 사에 공급하는 스텔린 박사의 연구소를 방문합니다. 케이는 그곳에서 무균실에 살고 있는 스텔린 박사를 만나, 자신의 기억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실제 기억인지 판별해달라고 부탁합니다. 박사는 케이의 기억을 보며, 슬픈 표정으로 "누군가가 겪은 기억"이라고 말합니다. 이를 들은 케이는 감정의 동요가 일어납니다. 하지만, 기억에 대해 설명하며, 진짜 기억은 감정으로 떠올리는 것이라는 박사의 말은 앞으로 다가올 사건에 대한 복선을 던집니다.

 

 

감상

 

진짜 기억은 감정으로 떠올린다는 대사가 마음에 참 와 닿았습니다. 케이의 기억을 들여다본 박사가 왜 눈물을 흘렸는지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하강 : 옳은 일을 위해 목숨 거는 것이 가장 인간답다

 

 

명장면 명대사

 

케이는 레플리컨트 저항군의 리더 프레이사와 대면합니다. 그녀로부터 레플리컨트가 인간들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행동을 할 것이란 걸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레이첼의 자식이 자신이 아닌 스텔린 박사인 사실 또한 알게 됩니다. 케이는 자신이 그저 스텔린의 기억을 가진 평범한 레플리컨트에 불과함을 깨닫고 절망합니다. 그런 케이에게 프레이사는 대의를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희생하는 것이 가장 인간다운 길이며, 정보가 새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월레스 사에 붙잡힌 데커드를 죽여야 한다며 케이에게 총을 건넵니다.

 

 

감상

 

저항군 리더 프레이사의 대사를 통해, 가장 직접적으로 이 영화의 중심 주제가 드러납니다. 대의를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희생하는 것이 가장 인간다운 것이다. 인간다움의 정의는 저마다 다를 것입니다.

 


대단원 : 레플리컨트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죽는 케이

 

 



명장면 명대사

 

조이를 잃은 것과 자신이 평범한 레플리컨트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정신적 충격을 받은 케이는 다리 위에서 조이의 광고 홀로그램을 마주합니다. 조이의 홀로그램은 케이를 보며 ‘착한 조’라고 불러줍니다. 이후 케이는 월레스 사의 스피너를 추적해 데커드를 구해냅니다. 케이는 데커드를 그의 딸 스텔린이 있는 연구소로 데려갑니다. 케이는 데커드를 뒤로 한 채, 눈이 쌓인 계단 위에 몸을 누이고 덤덤하게 죽음을 맞이합니다.

 

 

감상

 

가짜(홀로그램)였으나, 케이에게만큼은 진짜(사랑하는 연인)였던 조이

 

레플리컨트로 생산된 케이였지만, 인간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조

 


나가며 : 인간은 태어나는가 자라나는가

 

 

블레이드 러너는 레플리컨트(복제인간)와 인간이 공존하는 사회를 배경으로 하며, 이 두 존재를 직접적으로 대조시키며 과연 인간성이란 무엇인지 대중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성 즉, 다른 종과 인간을 구분 짓는 성질 또는 인간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먼저, 인간으로의 출생만이 인간의 조건일까요? 즉, 성장과 관계없이 인간으로 태어남으로써 인간인 것일까요?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인간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일까요? 하지만 분명 우리 주변에는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서의 자질과 성품도 갖추지 못한 인간들이 많기도 합니다. 힘없는 아이와 여성 그리고 동물들을 학대했다는 뉴스가 신문을 뒤덮는 바로 요즘의 세태가 딱 들어맞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으로서의 자질과 성품 등을 갖추면 그제야 인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즉, 출생과 관계없이 인간으로 자라나는 것일까요? AI를 생각해보십시오. AI가 무수한 데이터를 흡수하여, 인간보다 더 나은 변별력 또는 지능을 갖추게 되는 세상이 목전에 다가왔습니다. 어쩌면, AI는 인간의 행동을 끊임없이 수집하여 가장 인간다운 행동을 도출해내고 이를 행함으로써 인간보다 더 인간다워질 수도 있습니다. 이는 추할 대로 추해진 인간들 틈에서, 오히려 고결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는 레플리컨트가 등장하는 블레이드 러너의 배경에서 드러납니다.

 


 

1982년에 개봉한 영화 블레이드 러너는 릭 데커드가 레플리컨트냐 인간이냐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고 합니다. 혹자는 블레이드 러너 2049에 등장한 릭 데커드가 레플리컨트의 유효기간을 넘어, 늙은 모습으로 살아있었으니 이 영화의 감독 드뇌 빌뇌브는 릭 데커드를 인간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합니다. 릭 데커드가 인간인지 레플리컨트인지 분명하게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던 감독의 속내는 인간이란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하고, 데커드의 정체성을 생각해보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의 마지막 장면은 눈발이 날리는 연구소 앞 계단에서 케이가 무덤덤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그립니다. 이 층과 저 층을 연결하는 계단은 인간이냐 레플리컨트냐 하는 질문의 중심에 서있는 케이의 상황과도 같습니다. 케이는 레플리컨트로 태어났지만, 옳은 일을 위해 목숨을 걸었고 인간으로 죽었습니다. 그렇기에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가 누웠던 계단은 큰 상징성을 띄는 장소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환기를 시키자면, 계단과 같은 상징성의 장소가 이 영화에 또 한 번 등장하는데 바로 다리입니다. 레플리컨트의 출생아가 자신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방황하는 케이는 다리 위에서 고뇌에 빠집니다. 그곳에서 ‘조이’의 홍보용 홀로그램을 마주하는데, 홀로그램은 케이를 조라고 칭합니다.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조이는 결국 동일하게 프로그래밍되어있던 ‘가짜’였음이 분명 해지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케이에게 있어 조이는 앞선 그의 대사처럼 진짜(REAL)였습니다. 자신이 조이를 진짜로 여겼던 것처럼, 케이 역시 누군가에게는 인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케이는 데커드를 구하러 떠났고, 데커드는 뒤따라오지 않는 케이를 향해 조라고 크게 힘껏 외쳐 부릅니다. 그 누가 뭐라 한다 해도 데커드에게 있어서만큼은 케이는 인간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인간을 어떻게 정의하시겠습니까? 인간으로 출생되지 못하고, 레플리컨트로 생산되었으나, 그 어떤 인간보다 인간다웠던 케이를 인간으로 보시겠습니까 레플리컨트로 보시겠습니까. 케이는 누군가에게는 껍데기(skinjob), 누군가에게는 조(human) 일 것입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치!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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