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추천 #도서리뷰] 불안 /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불안의 원인 5가지
이 글의 순서
들어가며
이 책은
책 속의 문장들 - 원인
- 사랑 결핍
- 속물근성
- 기대
- 능력주의
- 불확실성
나가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정치! 입니다.
여러분 혹시 백예린이라는 아티스트를 아시나요? 멋진 음색을 가진 가수이자, 솔직한 심정을 덤덤히 풀어내어 많은 젊은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작사가/작곡가이기도 합니다.
그의 앨범 《Our love is great》(2019)의 수록곡 중 하나인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라는 곡은 제가 즐겨 듣는 곡이기도 한데요. 그는 이 곡을 소개하며 '관계 안에서 서로 의도치 않게 피어난 불안함은 우리 잘못이 아니며, 결국 그것은 우리를 더 크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럼, 잠깐 가사를 한 번 보실까요?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어
불안한 마음은 어디에서 태어나
우리에게까지 온 건지
나도 모르는 새에 피어나
우리 사이에 큰 상처로 자라도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그러니 우린 손을 잡아야 해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눈을 맞춰야 해
가끔은 너무 익숙해져 버린
서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이 노래를 들으면서, 위의 가사가 이유도 모르게 제 마음을 쿵 때렸습니다. 저는 이 가사를 연인 간의 관계에서 피어나는 불안이 아닌, 타인과 나 사이, 혹은 세상과 나 사이에서 오는 불안감으로 해석했었습니다. 위 가사대로 정체도 알 수 없는 불안한 마음은 어느새 우리 안을 침투하고, 때로는 큰 상처로 자라나기도 하고, 때로는 파도로 변해 우리를 잠식시키곤 합니다. 위 곡의 화자는 불안의 원인은 모르겠으나, 우리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그 해법으로 우리 서로 손을 맞잡자고 말합니다.
불안을 노래한 이 곡과 마찬가지로,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 역시 그의 책을 통해 불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보통은 사회적 지위에 대한 갈망과 그 불가능에 대한 불안을 깊이 있게 고찰하고, 그 원인과 해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불안》이라는 책으로 펴냈습니다.
지위에 대한 갈망은 다른 모든 욕구와 마찬가지로 쓸모가 있다. 이것은 자신의 재능을 공정하게 평가하도록 자극하며, 남들보다 나아지도록 고무하며, 남에게 해를 주는 괴팍한 행동을 못하게 억제하며, 공동의 가치 체계를 중심으로 사회 구성원들을 결합한다. 그러나 모든 욕구가 그렇듯이, 이 갈망도 지나치면 사람을 잡는다.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가장 유익한 방법은 이 상황을 이해하고 그것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알랭 드 보통, 《불안》 중에서)
위 곡의 화자와 위 책의 저자는 '불안'이라는 같은 소재를 다뤘으나, 구체적으로 보면 각각 '사랑' 속에 피어나는 불안과 '사회' 속에 피어나는 불안을 다룸으로써 그 내용은 달랐습니다. 하지만 결국 원인과 해법은 같았습니다. 불안의 원인이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바깥(사회)에 있는 것이며, 우리(연대)로써 풀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불안의 원인'에 대하여 책 속의 문장들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은 : 알라딘 제공 책 소개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이 파헤친 불안, 그 원인과 해법. '불안'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매우 밀접한 개념이다. 알랭 드 보통의 말대로, 우리의 삶은 불안을 떨쳐내고, 새로운 불안을 맞아들이고, 또다시 그것을 떨쳐내는 과정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불안>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겪는 다양한 종류의 불안 중 사회적 지위와 관련된 불안을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경제적 성취 정도에 의해, 즉 돈을 얼마나 벌었느냐에 따라 자연스럽게 지위가 구분되기 시작한 시기가 있었다. 그 시점부터 인간은 새로운 불안의 영역에 들어서게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다. 저자는 세상의 눈으로 본 자신의 가치나 중요성에 의해 불안이 촉발되는 것으로 보았다.
알랭 드 보통은 그 불안이 생기는 원인을 총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 - 사랑 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 또 여기에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 등 알랭 드 보통이 연구한 불안 해소의 해법이 더해진다. 저자는 이 책에서 2000여 년의 역사를 지탱해온 철학, 문학, 종교, 예술 등 방대한 자료를 훑으며 경제적 능력에서 비롯된 사회적 지위로 인한 불안, 그 처음과 끝을 파고든다.
책 속의 문장들 - 원인
사랑 결핍
높은 지위를 바라는 마음
탐미주의자나 쾌락주의자가 되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존엄은 거의 모두가 갈망한다. 만일 미래 사회가 조그만 플라스틱 원반을 모으는 대가로 사랑을 제공한다면, 우리는 오래지 않아 그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물건으로 인해 열렬한 갈망을 느끼기도 하고 불안에 떨기도 할 것이다. (17P)
사랑의 중요성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날 때부터 자신의 가치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괴로워할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결과 다른 사람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이 우리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느낌은 함께 사는 사람들의 판단에 좌우된다. (21P)
속물근성
신문 때문에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속물은 독립적 판단을 할 능력이 없는 데다가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갈망한다. 따라서 언론의 분위기가 그들의 사고를 결정해버리는데, 그 수준은 위험할 정도다. (33P)
기대
평등, 기대 선망
실제적 궁핍은 급격하게 줄어들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궁핍감과 궁핍에 대한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고 외려 늘어나기까지 했다. 중세 유럽에서 변덕스러운 땅을 경작하던 조상은 도저히 상상도 하지 못할 부와 가능성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 놀랍게도 자신이 모자란 존재이고 자신의 소유도 충분치 못하다는 느낌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55P)
18세기와 19세기의 위대한 정치 혁명과 소비자 혁명은 인류의 물질적 운명을 크게 개선시키는 동시에 심리적 고뇌도 안겨주었다. 그 중심에 자리 잡은 특별하고 새로운 이상, 즉 모든 인간은 날 때부터 평등하며 누구나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58-59P)
"귀족 계급의 지원을 받는 왕이 나라를 다스렸을 때 사회는 그 참상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는 맛보기 어려운 몇 가지 행복을 누렸다. 민중은 자신이 속한 사회적 신분 외에 다른 가능성은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지도자와 동등해지기를 기대한 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권리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엄혹한 환경에서 살아갔지만 반감을 품지도 모욕감을 느끼지도 않았다. 그저 신이 정해준 불가피한 고난이라고 생각했다. 농노는 자신의 열등한 위치가 불변의 자연 질서의 결과라고 여겼다. 그 결과 운을 불평등하게 타고난 여러 계급 사이에 일종의 친선 관계가 확립되었다. 사회는 불평등했지만, 그것 때문에 인간의 영혼이 타락하지는 않았다." [토크빌, 《미국의 민주주의》 (1835) 중에서]
그러나 민주주의는 기대를 가로막는 모든 장벽을 철거해버렸다.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은 물질적 평등을 성취할 수단이 없는데도 이론적으로는 평등하다고 느꼈다. 토크빌을 만한다. "미국에서는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부자의 쾌락에 희망의 질시가 섞인 눈길을 던졌다." (66-67P)
"시도가 없으면 실패도 없고, 실패가 없으면 수모도 없다. 따라서 이 세계에서 자존심은 전적으로 자신이 무엇이 되도록 또 무슨 일을 하도록 스스로 밀어붙이느냐에 달려 있다. 이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자기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실제 성취 비율에 의해 결정된다." (윌리엄 제임스, 하버드의 심리한 교수)
자존심 = 이룬 것 / 내세운 것 (69P)
발전한 사회는 역사적으로 볼 때 전보다 높아진 소득을 제공하기 때문에 우리를 더 부유하게 해 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결과를 놓고 볼 때 우리를 더 궁핍하게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무제한의 기대를 갖게 하여 우리가 원하는 것과 얻을 수 있는 것, 우리의 현재의 모습과 달라졌을 수도 있는 모습 사이에 늘 간격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원시의 야만인보다 더 심한 궁핍을 느낄 수도 있다. (79P)
능력주의
실패에 관한 유용한 옛이야기 세 가지
첫 번째 이야기 : 가난은 가난한 사람들 책임이 아니며 가난한 사람은 사회에서 가장 쓸모가 크다
두 번째 이야기 : 낮은 지위에 도덕적 의미는 없다
세 번째 이야기 : 부자는 죄가 많고 부패했으며 가난한 사람들을 강탈하여 부를 쌓았다
불안을 일으키는 새로운 성공 이야기 세 가지
첫 번째 이야기 : 빈자가 아니라 부자가 쓸모 있다
과거의 경제 이론에서 부자는 한정된 재물인 국부에서 너무 많은 몫을 챙겨간다고 비난을 받았다. 스미스는 "막대한 재산"을 가진 사람을 "사회의 해충으로, 괴물로, 작은 물고기를 모두 삼켜버리는 큰 물고기"로 보고 싶은 유혹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부는 한정된 것이 아니다. 부는 기업가와 상인의 노력과 야심을 통하여 늘어날 수 있다. 큰 물고기는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기는커녕 돈을 소비하고 일자리를 제공하여 그들을 돕는다. 큰 물고기가 오만하고 상스러울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악덕은 시장의 작용을 통해 미덕으로 바뀐다.
스미스는 이 점을 자본주의 경제학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을 통해 설명해놓았다. "그들은 이기심과 탐욕을 타고났지만, 그들은 오직 자신의 편리만 추구하지만, 그들이 고용하는 사람들의 노동으로부터 그들이 유일하게 원하는 것은 자신의 무한한 욕망의 만족뿐이지만, 결국 부자들은 모든 개선의 산물을 빈자들과 나누어 가진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마치 땅을 모든 사람이 균등하게 나누어 가지기라도 한 것처럼 생활필수품을 고르게 분배하며, 그 결과 의도와 관계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회의 이익을 증진하고 종의 증식 수단을 제공한다." (96-97P)
두 번째 이야기 : 지위에는 도덕적 의미가 있다
경제적인 능력주의 사회에서 상속이나 다른 유리한 조건 없이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둔 개인은 과거 아버지에게서 돈과 저택을 물려받았던 귀족은 결코 경험할 수 없었던 개인적 정당성의 요소를 확보했다. 그러나 동시에 경제적 실패는 과거에 삶의 모든 기회를 박탈당했던 농민은 다행스럽게도 겪을 필요가 없었던 수치감과 연결되었다.
훌륭하고, 똑똑하고, 유능한데도 왜 여전히 가난한가 하는 문제는 새로운 능력주의 시대에 성공을 거두지 못한 사람들이 답을 해야 하는 더 모질고 괴로운 문제가 되었다. (108P)
세 번째 이야기 : 가난한 사람들은 죄가 많고 부패했으며 어리석음 때문에 가난한 것이다
마이클 영은 《능력주의의 등장The Rise of the Meritocracy》(런던, 1958)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사람들은 아무리 비천하다 해도 자신에게 모든 기회가 열려 있음을 안다······ 만일 되풀이하며 '바보'라는 낙인이 찍히면 허세를 부릴 수가 없다······이제는 자신이 열등한 지위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과거와는 달리 기회를 박탈당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열등하기 때문에 말이다."
능력주의 체제에서는 가난이라는 고통에 수치라는 모욕까지 더해지게 된다. (113-114P)
불확실성
불확실한 요인들
불안은 현대의 야망의 하녀다. 생계를 유지하고 남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려면 적어도 다섯 가지 예측 불가능한 요인이 뜻대로 따라주어야 하는데, 이것은 사회적 위계 내에서 자신이 바라는 자리를 얻거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하는 다섯 가지 이유가 되기도 한다. (118P)
-
변덕스러운 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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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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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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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주의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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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나가며
이 책의 저자 알랭 드 보통은 불안의 원인으로 사랑 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 다섯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제 기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원인 중 하나는 '기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의 기대는 무한에 가깝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쉬운 말로는 '욕심이 끝도 없다'는 말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얻어낼 수 있는 부와 명예는 끝이 없기에, 우리의 기대 역시 끝이 없게 됩니다. 태생에 따라 사회적 지위의 한계가 분명했던 이전 시대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진 것이죠.
그러면 이 기대감(나쁜 말로는 욕심)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요. 이는 앞의 2장이 말해줍니다. 우리 인간은 타인의 사랑을 갈망하는 존재인데(사랑 결핍), 타인 중 많은 이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속물의 성향(속물근성)을 보입니다. 즉, 세상의 기준(물질과 권력 등)에 휩쓸려 상대방을 판단하죠. 그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서는 SNS 속 유명인처럼, TV나 잡지에 나오는 유명 기업인처럼 돈이 많고, 유능해야 합니다. 실제로 저자는 신문이 속물근성에 부채질을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SNS, TV, 잡지와 같은 대중매체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에서 인정받을 만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규정해버리고, 우리의 뇌를 지배해버립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대를 달성하기에는 험난하기만 합니다. 능력주의 사회에서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또, 운도 좋아야 하지요. 이에 대한 내용이 뒤의 두 장, '능력주의'와 '불확실성'에 대한 내용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 또는 자질이 없다면, 혹은 이를 다 갖추었더라도 운이 없다면 '기대'가 좌절되기 마련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빈곤은 곧 무능력이나 비도덕을 연상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지위에 대한 불안'은 자본주의 사회 체제의 부작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이 책에서 저자는 봉건 시대의 농노보다 훨씬 더 부유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누리는 현대인들이 어쩌면 그들보다 더욱 큰 정신적 고통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언급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우리는 이 불안을 극복해낼 수 있을까요? 알랭 드 보통은 친절하게도 이 책을 통해 불안의 해법까지 우리에게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불안의 해법 5가지에 대한 내용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치!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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